ㆍ흉터 없고 회복 빨라 장점 부각… “의료산업 미래”성장세 폭발적
ㆍ전립선·갑상선·위암 등 비교… “비용 대비 효과 적다” 반론도

국내 로봇수술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2005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시술한 로봇수술환자는 총 2만4207명으로 연평균증가율 51.4%를 기록 중이다. 질환별로는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이 전체 로봇수술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활용분야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과거 일부 과에서만 활용되던 로봇수술은 비뇨기과는 물론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출시된 4세대 로봇수술기기도 병원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로봇수술의 비용대비효과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로봇수술비용은 기존수술에 비해 2~3배 높다. 그런데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의사들이 로봇수술을 의료산업의 미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로봇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로봇수술 선도국이 되기 위해서는 비용대비효과성만을 봐선 안 된다고 말한다. 기술발전에 따라 로봇수술비용은 낮아지고 결국 미래에는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는 “로봇수술은 조직손상이 적으면서 시야를 10배 이상 확보할 수 있어 비용대비효과성이 낮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병원들은 수술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대기시간도 짧다는 장점을 부각시켜왔다. 특히 시야확보가 매우 쉽다는 점, 손 떨림이 없다는 점 등을 내세워 많은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일부병원에서는 로봇수술을 할 때마다 해당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줘 로봇수술을 장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환자들에게 지나치게 고가의 로봇수술을 권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봇수술 상위빈도질환인 전립선암, 갑상선암, 위암 등에서 내시경수술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물론 개복수술에 비해 입원일수가 짧고 수혈이 줄었으며 회복기간도 빨랐다. 하지만 현재 보편화된 복강경수술에 비해서는 비용대비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에 무게를 뒀다.

먼저 위암에서 로봇수술과 개복수술, 복강경수술을 비교하면 사망, 주요합병증, 장폐색 등에서 차이가 없었다. 갑상선암에서도 로봇수술은 절개수술, 내시경수술과 비교해 사망률, 합병증발생률, 재수술률 등 유효성지표에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만 미용만족도가 높았을 뿐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전립선암에서 로봇수술 경제성분석’을 살펴보면 전립선암의 경우 로봇수술이 삶의 질 개선효과가 있었지만 비용대비효과성을 고려해보면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 내시경수술만큼 비용이 떨어진다면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로봇수술비용은 평균 1800만원으로 내시경수술(950만원)보다 약 2배정도 높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부연구위원은 “로봇수술이 기존수술에 비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비용이 너무 높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한위암학회 류근원 이사(국립암센터)도 “결국 비용을 낮추는 것은 산업의 몫”이라고 밝혔다.

효과성만 보면 로봇수술, 복강경수술, 개복수술 순이지만 차이를 나타내는 기능적 지표들에 큰 차이가 없어 효과가 비용을 극복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의사들의 말대로 로봇수술이 그만한 효능은 있을 수 있겠지만 환자입장에서는 비용대비효과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