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는 수증기입니다. 일반 담배 연기와 달리 건강에 해롭지 않다.'
'담뱃가루 파우치를 입에 머금는 방식의 '스누즈'는 효과적인 금연보조제가 될 수 있다.'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 '신종담배'에 관한 정보다. 전자담배, 스누즈 등 최근 신종담배 시장이 규모를 키우면서 이같은 글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위의 이야기처럼 신종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해롭지 않고, 금연에 도움을 줄까.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6월 8일(수)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법제실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이는 모두 잘못된 정보"라며 "신종담배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신종담배,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

신종담배 시장이 커진 것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발효되면서부터다. 금연구역 확대,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등 전 세계적으로 담배 규제정책이 강화되면서 신종담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신종담배로는 전자담배와 스누즈 외에도 장치를 이용해 담배연기를 물로 거른 후 흡입하는 물담배, 담뱃가루를 입에 넣고 씹는 담배가 있다. 또 가늘게 썬 잎담배를 궐련지에 말아 피우는 각연, 특수 가동된 담뱃가루를 코 주위에 발라 냄새를 맡는 코담배도 신종담배로 분류된다. 

이들 신종담배는 연기가 나오지 않고, 담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또 다양한 맛과 향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신종담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무해하지 않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이 위원은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연기를 수증기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체 안에 미세한 액체 혹은 고체가 포함돼 있는 에어로졸"이라며 "시장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에어로졸 상에 있는 성분에는 1급 발암물질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스누즈는 일반 담배만큼 니코틴 의존 증상을 보여 '흡연량 감소나 금연효과와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면서 "건강 위해 측면에서도 일반 담배와 비교했을 때 심혈관계질환, 우울 등의 위험도를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물담배와 각연, 코담배도 해롭지 않다는 정보는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신종담배 가향물질 빼고, 유해성 알려야"

이에 따라 이 위원은 신종담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연 대신 신종담배를 선택하지 않도록 대국민 대상 홍보를 실시하는 것부터 시장 진입 차단을 위한 조치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부분의 신종담배 수요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고 있는데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보면 성(性)에 대한 검색은 성인 인증을 받도록 돼 있지만 담배에 대한 검색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도 신종담배를 이렇게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을 통한 신종담배 광고와 구입 및 판매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흡연제한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담배 속 가향 물질을 첨가하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청소년의 흡연을 유인하는 가장 큰 수단은 맛"이라며 "우리나라는 가향을 표시하지 못 하게 돼 있지만 가향 물질을 첨가할 수는 있다. 가향 물질을 첨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