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삶의 질을 반영한 1년의 수명연장을 위한 가치(1 QALY)'를 위해 평균 3,050만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2010년 발표한 같은 연구에서 일반국민의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평균 1,900만원)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높아진 셈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원장 이선희)은 아시아 4개국과 공동설문지를 개발해 진행한 '보건의료 의사결정에서 비용-효과성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안정훈)를 통해 우리나라 20~59세 성인 1,932명을 대상으로 '완전한 건강상태를 얻기 위해 최대 얼마를 지불할 의사가 있나'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건강상태에 따른 최대 지불의사금액은 일본 1만4,689달러~5만2,646달러, 태국 3,933~1만2,923달러, 말레이시아 2만130달러, 한국 3만7,828달러 등으로 조사됐다.국가별 1인당 GDP 규모에 따라 수명연장에 대한 지불금액도 높아졌으며, 특히 모든 비교국가들에서 일관되게 1인당 GDP보다 수명연장에 대한 지불수준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우리나라의 경우 질환의 상태에 따른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을 보면 경증 2,051만원, 중등증 3,072만원, 중증 4,028만원, 말기질환 3,235만원, 즉시사망 2,974만원 등이었다. 예방을 제외한 경증에서 즉시사망까지 건강시나리오를 포함한 경우 우리나라 성인은 1년 수명연장을 위해 평균적으로 최대 3,050만원까지 지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EQ-5D(EuroQol-5Dimension) 시나리오를 이용한 WTP(Willingness To Pay, 최대지불의사금액)를 측정해 치료와 예방, 건강개선정도, 기본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1년 수명연장가치’를 산출한 결과로서 보건의료분야 경제성 분석의 유용한 평가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원을 강조했다.
 
EQ-5D는 건강상태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 등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일반적인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도구로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국가간 비교가 가능하다.만일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의 상·하한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보건의료 분야의 경제성분석 결과의 판단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2010년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경제성평가 기준을 산출한 데 이어 아시아국가 공동연구를 통해 보건의료 의사결정에서 비용-효과성에 관한 객관적인 국제비교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유용한 연구성과물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NECA 이선희 원장은 “최근 들어 일반국민과 보건정책 당국의 건강수명 연장과 이를 위한 의료비 지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보건의료 분야의 비용효과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해 정책수립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ECA는 지난 2010년 11월 한국사회에서 삶의 질을 반영한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결과,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은 평균 1,900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정책결정자의 경우 평균 2,600만원, 보건의료관련 연구자는 평균 1,900만원 등으로 일반국민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제약업계(평균 1억 2,000만원)와 의사(평균 7,400만원)의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은 일반국민이나 보건의료 정채결정자·연구자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조사결과,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에 대한 하한선은 440만원, 상한선은 약 1억1,700만원으로 나타났다.